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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전기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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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계속 증가할 서울시 침수피해에 적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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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일
2022/10/0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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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폭우가 내릴 때 마다 도시 곳곳이 잠긴다. 오늘도 8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 곳곳이 잠겼다.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서울을 더 자주 잠기는 도시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도시에 비가 내릴 때, 도시가 잠기지 않도록 빗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도시는 빗물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1) 빗물을 도시에서 빨리 내보낸다.
(2) 빗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붙잡아 둔다.
(1)번은 저지대로 빗물이 모여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더 빠른 속도로 빗물을 내보내는 방법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곳곳에 설치된 배수시설을 이용해서 빗물을 한강으로 빠르게 방류한다. 만약 배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도시에 빗물이 고이게 되고 침수피해가 발생한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악취나 미관상 이유로 배수시설을 막아 놓았을 수도 있고, 담배꽁초, 나뭇잎, 비닐 같은 쓰레기가 배수구를 막았을 수도 있다.
배수가 제대로 작동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에 내린 빗물을 한강으로 방류하면, 한강 수위가 올라간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한강 상류에서부터 큰 비가 내렸다면, 한강 수위를 걱정해야 할 수 있다. 평소에는 댐이 있어서, 한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폭우가 내릴 때는 어쩔 수 없이 댐을 방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도시의 배수가 아무리 잘 이루어져도, 한강이 범람하면 피해가 막심하다.
도시에서 배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배수가 잘 이루어져도 한강의 수용능력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래서 도시는 빗물을 붙잡아 두는 (2)번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건대 스타시티점 아래에 있는 저수조 시설이나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저수조 시설은 비가 내릴 때, 빗물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가 잠기는 이유는 일시적으로 도시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비가 내릴 때인데, 대형 저수조는 그 순간에 도시를 홍수에서 구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시티 빗물관리시설 개념도
도림천 상류 저류조
대형 저수조는 지하에 거대한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공사에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건물마다 빗물 저장장치를 설치하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개별 저장장치는 굉장히 용량이 적지만, 수많은 건물의 빗물 저장장치가 모이면, 강수량이 피크를 찍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 외에도 숲을 조성해서 도시가 빗물을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늘리거나,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도보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이용되고 있다.

폭우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폭우에 대비하기 위해 1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도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번에 강남역이 잠긴 근본적인 이유는 1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가 아니라, 150년에 한 번 내리는 수준으로 비가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더 큰 비를 더 자주 내리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는 100년에 한 번 내리는 수준의 비는 매년 내리고, 150년에 한 번 내리는 비는 5년 마다 내리고, 10년 마다 5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가 올 수도 있다.
5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비를 대비해도, 어느 날 1,000년에 한 번 올 수준의 비가 내리면, 도시는 잠긴다. 더 넓고 큰 배수시설과 저수지를 만들면 되지만, 대응 단계를 높일수록 많은 돈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2013년에 구축하기로 한 수해 안전망은 시간당 100mm 호우를 견딜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이때, 예산이 10년간 5조 원이다. 실제로는 10년간 3조 6,792억 원을 들여, 시간당 85mm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시간당 15mm를 더 버틸 수 있게 하는데 1조가 넘는 돈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서울에 내린 비는 시간당 116mm가 내린 비로, 150년 빈도에 해당하는 천재지변이다. 만약 서울시가 시간당 100mm 호우를 견딜 수 있는 수해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해도, 서울은 잠겼을 것이다. 2022년에 시간당 116mm에 달하는 호우가 내렸으니, 이제 2172년까지 시간당 116mm 이상의 비는 내리지 않을까? 아무도 그렇게 기대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시간당 116mm 이상의 비를 지금보다 더 자주 내리게 할 것이다.
결국 자연재해에 대해 무한정 대응 수준을 높이는 것은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느 수준의 비까지 대응을 할 것인가? 예산, 기술수준, 피해정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대응 수준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상천외한 방법이 도입되지 않는 한, 침수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곳을 침수피해가 전혀 없는 곳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누가 매번 침수되는 지역에서 살고 싶을까? 강남 일대가 아무리 폭우에 대비를 잘 한다고 해도,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비에 침수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침수피해 지역 중 강남이 가장 부각되긴 했지만, 신림과 동작, 인천, 청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지자체(혹은 중앙정부)가 침수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거주지 선택에 교통/교육/인프라 등 기존의 특성만큼이나 지리적 특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강남역 일대 침수발생 메커니즘(출처: 서울시)
앞으로는 살 곳을 정할 때,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다. 구조적으로 침수피해가 덜 발생하는 지역은 같은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침수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은 지역발전에 투자할 수 있는 많은 돈을 침수피해 복구와 방지에 쏟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도시발전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침수피해는 단순히 고도가 높다고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지적으로 물이 고이는 지역은 지대가 높더라도, 침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고도가 높은 지역은 앞으로 해수면 상승이나 태풍과 폭우에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다.
예상치 못한 폭우는 산사태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살 집을 구한다면, 산사태에서 안전한 곳에 구해야 한다. 특히 산사태는 침수피해보다 예상하고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필자는 어렸을 때 현관을 나서면 산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는데, 지금이라면 절대 그런 곳을 주거지로 삼지 않을 것이다. 그 당시에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혹시 산사태가 발생할까 걱정했던 기억은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실질적은 위협으로 느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아직 지리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침수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한다고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삼성은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서초구 삼성타운을 2018년에 매각했다. 삼성타운 매각에 강남역 침수가 원인으로 지목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삼성 서초사옥 매각에 정말로 강남역 일대의 지리적 특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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