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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전기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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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건강 일지 #01 관악산 등산 도전(3,803 걸음)

글쓴이
생성일
2022/12/02 13:10
카테고리
태그
관악산
연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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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일지의 목적: 살을 빼야 임신 가능, 일도 가능

집 바로 뒤에 관악산에 등산하고자 마음먹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서 몸무게가 2년간 15kg이 늘었다. 현재 내 몸무게는 80kg이 되면 지방 흡입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운동을 좋아하진 않지만 또 싫어하지도 않다. 그래서 근력운동을 어중간하게 하면서 지방도 근육도 많은 근육돼지 상태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은 줄고 몸이 지방화되고 있다.
살!
내가 살을 빼려는 목적은 임신을 위함이다. 이 말은 2년 전부터 했지만, 임신 계획은 없고 열심히 일만 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정말 실천해 보려고 글을 쓰게 되었다. 혹시 이 건강 일지가 꾸준히 업로드가 안된다면 댓글로 한마디 하셔도 좋다.
하루 1000걸음도 걷지 않는 컴퓨터만 있으면 하루 종일 할 일이 있는 나 같은 프리랜서의 거창하고 위대한 집 밖 탐험기. 이제 시작한다.

관악산 등산 결심. 가을 길을 걸어보자.

오전 10시 집 밖으로 기어 나오기까지 엄청난 다짐을 했고, 컴퓨터 책상에 앉으면 온갖 핑계로 외출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눈을 뜨자마자 옷을 입고 가글과 세안을 한 뒤 썬크림 한 번 쑥쌰샥 바르고 나왔다. 2019년 11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자신감으로 오늘 관악산 연주대를 가뿐히 정복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700km나 걸었고, 하루에 20km~40km는 가뿐했으니까. 이 정도는 껌이지.
맘만 먹으면 연주대 금방이라고~

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의 표지판이 보였다. 연주대까지 가는 길과 산책하기 쉬운 코스는 이렇게 이정표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또 다른 이정표가 보였다. 관악산은 악산. 바위산이다. 조금만 올라왔지만 숨이 차고, 바위 언덕을 오르려니 무릎에 무리가 왔다. 아마 걸은지 20분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주변에 강아지와 함께 산을 오르는 스위스 다비드 같은 아저씨들이 왕왕 보였다. 스틱하나 없이 강아지 리드줄만 잡고 한 손은 뒷짐을 지고 산을 오른다. 강아지의 포스도 장난 없었는데, 이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신선 같았다. 그분들의 한 걸음엔 여유가 품어져왔고, 거친 내 숨소리와 상반되게 숨소리도 없이 지나갔다.
아저씨와 강아지들…
대단…쓰
바위 언덕을 하나 넘었고, 아저씨와 강아지 2팀이 나를 지나갔다. 하얀 말티즈 2마리가 내 뒤에서 내 앞으로 지나갔다. 아저씨들은 사람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강아지들에게 무시당한 느낌. 질 수 없다! 등산 스틱과 두발로 열심히 올라왔다.
바위 언덕을 넘어오니 또 다른 바위 언덕이 보였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풍경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상태.
이 와중에 멈춰서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을 보았다. 그리고 정말 집에 가고 싶었다. 여태 올라온 두 개의 바위 언덕을 이따 내려갈 생각을 하니, 숙제에 숙제를 더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몸살 없이 일도 건강도 챙기지 않을까? 첫 술에 배부른 사람 없다고 집 밖에 나와 산에 오른 것에 박수 쳐줘야 하는거 아닌가? 등 생각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그래.
돌아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어떻게 이 언덕을 또 올라가 어차피 내려올 거잖아?
오늘은 여기서 멈추고 내일 여기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내일의 목표를 잡았다. 이러면 첫 건강 일지에 적을 만한 내용은 나왔고, 첫날부터 연주대 정복하면 앙대지~!
물 한 모금 마시고 뒤로 돌아 하산했다.
바로 돌아보니, 동양화에 비단을 물들이는 오리나무 열매가 보였다. 요즘 한국화 그리면서 학부 때 생각나는데, 오리나무 열매를 보다니~ 역시 여기쯤에서 돌아가길 잘했네!
벌써 하나의 바위 언덕을 내려왔는데, 방금 올라온 길이 아니다?! 등산을 하면 하산이 더 중요하고 어렵다던데 이 말이 맞다. 5분 정도 길을 잘못 내려와서 다시 올라왔다. 낙성대 방향으로 내려왔어야 했는데… 산에선 이정표를 잘 보고 내려오길 바란다.
등산 할 땐 안보이던 것들. 사람들이 올려놓은 돌멩이와 먹다 버린 사과.
(잘못 들어온 길)
빨리 집가서 커피 마셔야지~
내려오는 길도 은근한 시간이 걸렸다. 발을 딛어야 하는 부분을 잘 보면서 내려와야 해서 하산에 시간이 더 걸렸다.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서울둘레길 표시. 내 몸 상태에 맞는 건강 코스를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연주대 안녕. 안 올라갈거야. 넌 내게 넘 험난한 코스~
룰루~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누군가 주워 놓은 밤이 보였다. 청설모가 많이 살던데, 얘네가 찾아서 먹으려나? 신나는 발걸음, 코까지 시원해지는 공기! 집에 가는 길은 즐겁다.
등산 코스엔 없는 인간적인 길을 보라! 넓고 사람 보이고, 길 같은 길!
위에 다시 올라오겠다는 다짐은 잊자. 오늘 걸어온 길을 반대쪽으로 걸어야지. 내일은 서울둘레길이다!
걸음수: 3,803 걸음
몸상태: 뻐근하고 졸림
내일의 목표: 오늘 걸을 길의 반대 쪽으로 걷기
교훈: 과거의 나 대단했다. 순례길 다시는 못가…OTL
프리랜서의 건강 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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