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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전기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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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조용한 핸드폰과 SNS, 그리고 주는 것의 즐거움에 대해

글쓴이
생성일
202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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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그래 생일이었다. 하지만, 가족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생일 축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에서 생일을 숨기고, 몇 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생일 아니야?”
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올해는 아니다. 어느 날, 명절에 안부 메세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형식적인 생일 축하 메세지도. 그래서일까? 아니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진걸까? 형식적인 주고 받음을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은. 잠잠한 것은 아니다. 오늘도 연락은 많았다. 단지 난 딱히 알리지 않았고, 그들은 몰랐다.
누군가가 생일 축하 메세지를 보내고 선물을 보내는 행동이 “부담”스러웠다. 의무적으로 행해야 하는 “보답”이 어려웠다. 내 생일을 가리자, 선물을 받지 않았다. 보답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보낸 축하와 선물은 일방통행이 되었다. SNS에 생일을 숨김처리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보낸 호의에 보답은 없었다. 다른 방식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래서 더 자유롭게 생일을 축하하고, 선물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받았기 때문에, 주는 행위는 피곤하다. 그저, 주고 싶었기 때문에 주는 것. 일회성 행위. 그것으로 끝났으면 한다. 받은 것을 돌려주지 않으니, 또 받는 일이 줄어들더라. 생일선물을 생일선물로, 명절 안부인사를 명절 안부인사로 주고 받는 행사는 끝이 났다. 약간의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자유롭고 즐거웠다. 선물하는 즐거움이 늘어났다. “그냥 주고 싶어서” 주는 행동은 즐겁다. 선물을 줄 기회 — 생일과 같은 — 가 사라지니, 주었기 때문에, 받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비록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생일에 주고 받는 선물이라는 것은 일종의 거래일까?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의사표현인가? 평소에는 연락조차 없다가, 1년에 한 번인 이 기회에 단지 생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선물과 호의를 보내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1년. 2년. 3년. 긴 시간 연락이 없다가도, 오랜 기간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오는 연락은 즐겁다. 하지만, SNS 알람 때문에 오는 연락들. 그저 유용한 인관관계 중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 오는 듯한 호의는 불편하다.
지속할 생각이 없다. 불편한 관계, 형식적인 호의, 전부. 어쩌면, 현명하고 유연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일지도. 이런 것들이 삶에 큰 도움이 될 지도. 그럼에도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이런 태도가 옳다, 그르다 주장할 생각은 없다. 더 나은지, 아닌지를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단지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음을. 이런 삶도 있음을,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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